테슬라 타고 폭풍질주 엘앤에프 "음극재 개발 추진"

입력 2023-06-11 18:08   수정 2023-06-12 13:46

“음극재 개발을 검토 중이며, 리튬·전구체 등 원료 공장 건설을 위한 구체적 계획도 연내 내놓을 예정입니다. 양극재 기업에서 배터리 종합 소재회사로 발돋움하겠습니다.”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사진)는 지난 9일 대구 이곡동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회사 역사에서 가장 의미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6년 대표로 선임된 뒤 그가 중앙 언론사와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엘앤에프는 ‘전기차 빅뱅’을 맞아 지방의 군소 중소기업에서 글로벌 회사로 급성장한 대표 업체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물론 세계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가 양극재를 공급받기 위해 이 회사의 대구 본사를 찾아올 정도다.
‘초격차 양극재’ 보유
엘앤에프는 2000년 설립됐다. LCD TV용 백라이트유닛을 제조하던 작은 기업이었다. 2005년부터 배터리 양극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KAIST에서 화학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최 대표가 2009년 엘앤에프 연구소장으로 입사해 연구개발(R&D)을 이끌었다.

최 대표는 “연내 가동하는 대구 달성군 구지3공장에선 기존보다 니켈을 5%포인트 높인 95% 하이니켈 양극재를 연 9만t 생산할 계획”이라며 “구지4공장은 올해 4분기에 구체적 규모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2020년 니켈 함량 90%인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 양산에 성공했다. 2022년에는 NCMA 양극재가 국가 핵심 기술에 선정됐다. 니켈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지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통상 약 10㎞ 늘어난다.

테슬라는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지난 3월 엘앤에프로부터 3조8000억원의 양극재를 2년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테슬라는 계약상 비밀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소재 기업이 수급처와 계약 규모를 밝히지 않는 ‘도깨비 공시’를 내는 이유다. 테슬라를 공급처로 명시한 공시를 낸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은 현재까지 엘앤에프가 유일하다.
음극재 개발도 검토
엘앤에프는 음극재 개발, 리튬·전구체 직접 생산, 폐배터리 사업 진출 등을 고려하고 있다. 양극재 기업에서 종합 소재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복안이다. 최 대표는 “음극재도 양극재와 같은 소성 공정을 통해 제조한다”며 “음극재 개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배터리의 4대 소재 중 양극재는 40~50% 비중으로 가장 비싸다. 음극재는 14~17%를 차지한다. 배터리 셀 제조의 4대 핵심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과반을 엘앤에프가 거머쥐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또 리튬 가공공장, 전구체 생산공장을 신설해 원료 단계까지 양극재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르면 상반기에 이들 공장의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우선 전북 새만금에선 전구체 합작공장 건설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도시 광산’으로 불리는 폐배터리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기존 고객사들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준비 중”이라고 했다.
“생존에 목숨 걸고 있다”
엘앤에프 매출은 2020년 3561억원에 불과했다. 전기차 판매 급증에 따라 배터리 수요가 쏟아지며 지난해 매출이 3조8838억원을 기록했다. 무려 10배가량 늘었다. LG화학(양극재부문),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코스모신소재 등 5개사 중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급격히 커지는 회사 몸집 때문에 최근 2년간 직원을 1000명가량 채용했다. 직원의 평균 나이는 29세다.

엘앤에프의 2026년 양극재 생산 목표는 연 40만t이다. 시장과 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급성장한 기업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생존’이 최 대표의 최대 목표다. 그는 “국내 소재업체가 대규모 계약을 잇따라 따내고 있지만 주어진 기간 내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차질 없이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과거나 지금이나 생존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했다.

대구=강미선 기자/사진=최혁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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